A guilty pleasure is something one considers pleasurable despite feeling guilt for enjoying it.
(출처 : YBM시사닷컴)
A씨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액션, SF, 또는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A씨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는 이른바 야한 영화다. 서랍 깊숙이 비디오 테이프들을 숨겨 놓거나, 컴퓨터 하드 드라이버에 암호까지 걸어 감춰 놓고는 혼자만 즐긴다. 혼자서 이런 영화를 뚫어져라 반복해 감상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지만, 정작 A씨는 공개적으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이런 류의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B씨는 남들과 같이 식사를 할 때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 입가에 양념이 묻는 음식도 먹으려 하지 않고, 식사도 반 정도를 항상 남긴다. 깔끔한 음식을 먹고 다이어트를 잘 하지만, B씨의 몸무게는 줄지 않는다. 왜냐하면 B씨는 집에 있을 때나 주말에 엄청난 폭식을 하기 때문이다. 밥과 반찬을 모두 한 그릇에 담아 슥슥 비벼 먹고는, 초콜릿 범벅의 케이크에 캬라멜과 생크림으로 가득 찬 냉커피를 마신다. TV를 보면서 과자를 먹는데, 봉지에 손을 넣어 하나씩 먹는 것이 귀찮아, 아예 큰 그릇에 여러 과자 봉투를 부어 놓고는 한 주먹씩 입에 털어 넣는다. 이러면 안 되는 데 하면서도, 달콤하면서 입에서 살살 녹는 케이크와 과자의 맛을 포기할 수가 없다.
C씨는 낮과 밤의 생활이 다른 사람이다. 낮에는 늘 깔끔한 차림으로 업무에만 매달리는 일벌레처럼 보인다. 그의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처리는 회사에서도 정평이 나있을 정도다. 그런데 업무시간이 끝난 이후의 B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술을 한잔 걸치면 2차, 3차를 계속 달린다. 노래방에서는 도우미 없이는 노래 부를 맛이 안 나고, 밋밋한(?) 술집은 흥미 반감이다. C씨는 인간이 망가질 수 있는 최악의 모습과 행동을 보인 후에야 집으로 돌아 간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술집 종업원에게 무례한 점, 망가진 자신의 모습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밤 문화의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없다.
A씨의 야한 영화, B씨의 칼로리 높은 음식, C씨의 밤생활 등을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라고 한다. 이것은 즐거움을 주지만 왠지 공개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쑥스럽고 때로는 죄책감까지 드는 은밀한 기쁨을 뜻한다. 길티 플레저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도박, 음주가무, 공상, 명품 선호, 폭식 등 다양하게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좋아해서 즐기는 것들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본능적인 욕망과 이를 억제하라는 교육 사이에서 나온 결과라고 한다. 성욕이나 식욕만큼 인간에겐 도덕적 욕구가 강한데, 길티 플레저와 같은 행위는 도덕적이거나 지적이지 않다는 학습을 받아 좋으면서도 안 좋은 척하게 된다는 것이다. 욕구나 욕망이라고 하면 부도덕하게 생각하는 엄숙주의도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해소를 방해한다고 한다.